
2025 아부다비 그랑프리 이후, 맥라렌이 두 드라이버에게 팀오더를 내렸다는 논란이 일며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이에 대해 CEO 잭 브라운은 "우리에게 팀오더는 없다, 파파야 룰이 있을 뿐"이라는 발언으로 팀의 철학을 강조했다. 이 글에서는 F1에서의 팀오더란 무엇이며, 맥라렌이 어떤 철학 아래 이를 운영하고 있는지, 그리고 팬들과 전문가들 사이의 반응은 어떤지를 살펴본다.
F1 팀오더란 무엇인가? 드라이버 자유의 한계
F1 팀오더란, 팀이 전략적 이유로 두 명의 소속 드라이버 중 한 명에게 특정 지시를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앞에 있는 드라이버가 뒤의 드라이버에게 자리를 양보하거나, 특정 타이밍에 피트인을 강요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는 팀의 전체적인 성적, 특히 컨스트럭터 순위나 전략적 포인트 획득을 위해 사용된다. 그러나 팀오더는 늘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드라이버 개개인의 경쟁 욕구와 팬들의 응원심리를 배반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F1처럼 개인의 기량이 직접적으로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스포츠에서는 "누가 더 빠른가"가 아닌 "누가 팀의 전략에 유리한가"가 우선시되는 장면이 연출될 때, 많은 팬들은 실망감을 표출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02년 오스트리아 GP에서 페라리가 바리첼로에게 슈마허에게 자리를 내주라는 명령을 내렸던 사건이 있다. 이 사건은 이후 FIA의 규제 강화로 이어졌으며, 한동안 팀오더 자체가 금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1년부터는 규제가 완화되어, 명시적인 ‘팀 전략 지시’는 다시 가능해진 상황이다.
맥라렌의 '파파야 룰'이 의미하는 팀 철학
맥라렌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팀으로, 과거 세나와 프로스트, 해밀턴과 알론소 등의 치열한 팀내 경쟁 사례로도 유명하다. 그런 만큼, 팀오더에 대한 접근도 매우 신중하다. 이번 아부다비 그랑프리 직후 팀이 드라이버에게 특정 지시를 내린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포착되며 논란이 불거졌지만, CEO 잭 브라운은 "우리는 드라이버를 동등하게 대우하며, 파파야 룰(papaya rules)을 지킨다"고 선을 그었다. ‘파파야 룰’은 맥라렌 내부에서 사용하는 표현으로, 팀의 고유 색상인 오렌지(일명 파파야 컬러)처럼 팀원 모두가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는 철학을 상징한다. 즉, 승부는 드라이버 간 공정한 경쟁으로 결정되어야 하며, 특정 드라이버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지시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이는 특히 젊은 드라이버 라인업을 구성한 맥라렌에게 있어 중요한 전략이다. 드라이버 간의 불필요한 위화감을 줄이고, 각자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공정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장기적인 성장을 유도하는 것이다. 브라운은 이 원칙이 팀의 핵심 가치이며, 지금까지도 지켜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팬과 전문가의 시선: 팀 전략과 스포츠 윤리의 경계
F1 팬들은 팀오더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단순히 경기 결과 때문만이 아니라, 드라이버 개인의 도전 정신과 자율성이 침해당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특히 맥라렌은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는 팀"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온 만큼, 이번 논란은 더욱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갈린다. 어떤 이들은 "현대 F1에서 팀 전략은 불가피한 요소이며, 컨스트럭터 포인트가 연봉 및 투자와 직결되는 만큼 팀오더는 필수"라고 주장한다. 반면, 일부는 "팬들을 고려할 때, 과도한 전략 개입은 스포츠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비판한다. 잭 브라운의 발언은 이러한 논란에 대한 해명임과 동시에, F1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선언으로도 볼 수 있다. 기술과 전략이 중요한 만큼, 선수 개개인의 경쟁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팬들이 느끼는 ‘진정성’이다. 팀오더가 존재하더라도, 그것이 팀의 가치관과 드라이버에 대한 존중 속에서 이루어진다면, 비판보다는 이해를 얻을 수 있다. 맥라렌은 이번 논란을 통해 오히려 팀의 철학을 다시 한번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를 만든 셈이다.
기술의 스포츠에서 윤리가 지켜야 할 선
F1은 기술과 전략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스포츠다. 단순히 누가 더 빠른가를 넘어, 어떤 팀이 더 영리한 전략을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이버 개인의 노력과 팬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정은 지양되어야 한다. 맥라렌의 ‘파파야 룰’은 단지 팀 내부 원칙이 아니라, 스포츠 윤리에 대한 선언이다. 드라이버에게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고, 팀은 결과에 상관없이 그 선택을 존중한다는 철학은, 기술 중심의 스포츠 속에서 인간미를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앞으로 F1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런 ‘팀의 철학’이 각 팀마다 더욱 분명히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팬들은 단순한 우승보다도,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에서 나오는 드라마를 원한다. 그리고 맥라렌은 그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