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F1 일본 그랑프리는 스즈카 서킷의 전통적인 긴 직선과 복합 코너, 그리고 새로운 노면 변화 속에서 치러졌다. 레드불의 맥스 베르스타펜이 다시 한번 절대적인 레이스 운영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4년 연속 스즈카 챔피언에 올랐다. 홈 그랑프리에서 레드불 메인 팀으로 승격한 유키 쓰노다는 팬들의 큰 관심 속에 주목을 받았지만 아쉽게 포인트권 진입에는 실패했다. 이번 경기의 의미와 주요 장면, 그리고 전략적 요소를 중심으로 2025 일본 GP를 완벽히 정리한다.
레드불의 용단과 유키 쓰노다의 홈 승격
일본 그랑프리를 앞두고 레드불은 이례적으로 리암 로슨을 레이싱 불스로 복귀시키고, 일본 출신 유키 쓰노다를 메인 팀에 전격 승격시켰다. 이는 혼다와의 마지막 시즌을 맞이해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이 선택은 논란을 낳았다. 로슨에게 단 두 번의 기회만 부여한 레드불의 운영 방식이 과연 공정했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쓰노다는 짧은 기간 동안 레드불 RB21의 시뮬레이터에 적응했지만, 실제 차량의 밸런스와 피드백은 다소 달랐다고 밝혔다. 퀄리파잉에서 Q2 탈락으로 14번 그리드에 머문 그는 홈 팬들의 응원 속에서도 포인트권 진입에는 실패했다. 경기 후 그는 “페이스는 만족스럽지만 결과는 아쉬웠다”며 담담히 소감을 남겼다. 이는 레드불의 기회 제공 방식과 일본 팬들의 기대 사이에서 새로운 논의의 불씨를 지폈다.
스즈카의 새로운 노면과 베르스타펜의 압도적 우승
2025 시즌 스즈카는 주요 구간의 노면을 새로 포장하며 코너 진입 시 그립을 향상시켰다. 특히 데그너 코너와 마지막 시케인 구간이 재설계되어 드라이버들에게 새로운 도전이 되었다. 하지만 FP 세션에서는 불이 붙는 잔디, 연이은 레드 플래그, 그리고 자갈밭 확장 등으로 인해 각 팀이 충분한 데이터 수집을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베르스타펜은 Q3 마지막 랩에서 전설적인 코스 레코드를 경신하며 압도적 폴포지션을 차지했다. 메인 레이스에서는 노리스의 빠른 스타트에도 침착하게 선두를 유지했고, 변속기 이슈와 언더스티어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DRS 압박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4년 연속 일본 그랑프리 우승을 달성하며 ‘스즈카의 제왕’으로 자리매김했다. 흥미로운 점은 1번부터 6번 스타팅 그리드의 순위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F1 역사상 전례 없는 진기록으로 남았다.
맥라렌의 전략 실패와 포디움 경쟁
맥라렌은 FP부터 강력한 페이스를 보였지만, 전략적 결정에서 우승의 기회를 놓쳤다. 조지 러셀의 언더컷에 반응해 너무 이른 타이밍에 피아스트리를 피트로 들여보냈고, 그 결과 노리스 역시 베르스타펜과 같은 랩에 피트인하며 전략적 이득을 잃었다. 만약 노리스가 한 랩 먼저 들어왔다면, 레드불의 느린 피트 스톱과 하드 타이어의 초기 퍼포먼스를 활용해 최소 1초 이상의 격차를 줄일 수도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세이프티카 발동 가능성이 변수였다. 맥라렌의 안드레아 스텔라 감독은 “결과론적으로 더 공격적일 수도 있었지만, 위험 부담이 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베르스타펜은 피트 후에도 하드 타이어로 이전보다 0.4초 빠른 랩타임을 기록하며 맥라렌을 따돌렸다. 피아스트리는 후반부 노리스보다 빠른 페이스를 보이며 자리 교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맥라렌은 2, 3위로 더블 포디움을 차지했지만, 베르스타펜의 완벽한 컨트롤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가 관전 포인트와 기술적 변수
스즈카 노면의 재포장과 자갈밭 확장은 드라이버들이 코너 진입 라인과 에어로 밸런스를 재조정하게 만들었다. FP 세션 도중 여섯 번의 레드 플래그가 발동되며 팀들은 충분한 퀄리파잉 시뮬레이션과 레이스 페이스 점검 기회를 잃었고, 잔디에서 발생한 스파크와 화재로 FP가 추가 중단되는 상황도 있었다. DRS 구간의 엔드 쪽에서 브레이크 감속 없이 진입해야 하는 구간 설계는 드라이버의 수동 플랩 조작 실수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실제로 알핀의 잭 두이는 해당 구간에서 큰 사고를 내 Q 세션 전 팀의 수리 시간을 초래했다.
2025 일본 F1 그랑프리는 레드불의 완벽한 전략 운영과 베르스타펜의 레이스 매니지먼트가 빛난 경기였다. 쓰노다의 승격은 일본 팬들에게 상징적인 의미를 남겼고, 레드불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새로운 이야기를 더했다. 반면 맥라렌은 빠른 차를 가지고도 전략적 판단에서 우승을 놓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페라리는 여전히 일관성을 찾지 못했고, 하스와 윌리엄스의 루키 드라이버들은 소중한 포인트를 얻으며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시즌 초반 3연전의 두 번째 관문인 바레인으로 향하는 팀들은 이번 스즈카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F1 2025 시즌의 진정한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