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뮬러1 드라이버 라인업은 단순히 실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팀의 철학, 미래 전략, 마케팅 가치, 심지어 내외부 정치적 요소까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레드불은 드라이버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재능을 F1으로 끌어올려 왔지만, 때론 냉정한 판단으로 인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현재 레드불은 2026 시즌을 앞두고 이삭 하지아(Isack Hadjar)와 아르비드 린드블라드(Arvid Lindblad)라는 두 유망주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전문가의 관점을 통해, 이 결정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분석해본다.
이삭 하지아: 경험과 안정성의 상징
이삭 하지아는 프랑스 출신의 레드불 주니어 드라이버로, 포뮬러2(F2)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F3, F2를 거치며 실전 경험을 쌓았고, 이미 몇 차례 F1 테스트 및 시뮬레이션 세션에도 참여했다. 2024 시즌 기준, 하지아는 단순히 빠른 드라이버가 아니라,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과 팀워크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레드불 내부에서도 하지아를 두고 “당장 내일 F1에 데뷔해도 무난히 적응할 수 있는 드라이버”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그는 이미 FIA 슈퍼 라이센스 요건을 거의 충족한 상태이며, 2025년 중에는 공식 세션(FP1)에 참여할 가능성도 높다. 하지아의 강점은 경기 중 예측 가능한 퍼포먼스, 레이스 후반 집중력 유지, 시뮬레이션 능력 등이며 이는 레이싱 불스(Racing Bulls)의 전략적 방향성과도 잘 맞는다. 하지만 그가 가진 ‘완성형 드라이버’라는 이미지가 때로는 역설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레드불은 종종 실험적인 인재 발굴을 선호하고, 독창적이거나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가진 드라이버에게 기회를 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아는 모든 면에서 안정적이지만, ‘게임 체인저’로서의 파괴력에서는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아르비드 린드블라드: 잠재력과 장기 성장성의 화신
반면 린드블라드는 영국 출신의 2007년생 드라이버로, 현재 포뮬러4(F4) 이탈리아 챔피언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레드불 드라이버 프로그램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입단한 드라이버 중 한 명으로, 극적인 오버테이크, 고속 코너에서의 민첩한 조작 능력 등에서 천재성을 보이고 있다. 그는 아직 슈퍼 라이센스 포인트가 부족하지만, 2025~2026년 사이 F3 및 F2를 빠르게 거쳐 최연소 F1 데뷔를 노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린드블라드는 ‘원석’에 가까운 드라이버로, 거칠지만 창의적이며,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팀 내부 기대가 높다. 레드불이 그에게 거는 기대는 단순한 기록 경신이 아니다. 린드블라드가 갖는 젊은 이미지, 혁신적인 레이싱 스타일, 그리고 마케팅적 가치까지 고려할 때, 그가 차세대 페르스타펜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경험 부족, 장거리 경기 운영 미숙, 타이어 관리능력 등은 현재까지 드러난 단점이다. 이러한 약점은 레이싱 불스의 리스크 관리 전략과는 다소 충돌할 수 있다.
레드불의 고민: 단기성과 vs 장기비전
레드불이 선택해야 할 가장 큰 고민은 ‘즉시 성과’와 ‘미래 잠재력’ 사이의 균형이다. 하지아는 2026년부터 바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드라이버이며, 레이싱 불스가 미드필드 경쟁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반면 린드블라드는 단기간 내에는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지만, 2~3년 후 레드불 본팀에서의 활동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인재다. 2026 시즌은 새로운 F1 기술 규정이 도입되는 해다. 파워 유닛 변경, 공기역학 패키지 수정, 지속 가능한 연료 사용 등 많은 변화가 예정되어 있어, 팀 입장에서는 신속한 적응력이 중요하다. 이 지점에서 경험 많은 하지아가 훨씬 유리한 선택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레드불은 단순히 다음 시즌을 보는 팀이 아니다. 향후 5년, 10년을 내다보며 드라이버를 육성하는 팀이다. 전문가들은 “레드불은 린드블라드를 조기 승격시키기보다 하지아를 먼저 기용한 뒤, 린드블라드를 장기 육성 라인에 두는 투트랙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는 과거 페르스타펜과 가슬리, 알본 사례에서도 볼 수 있었던 구조다. 린드블라드가 아직은 ‘경험’보다 ‘이야기’가 많은 드라이버인 만큼, 당장보다는 미래에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레드불은 지금 하지아와 린드블라드 사이에서 미래를 위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즉시 성과를 줄 수 있는 하지아와, 장기적 가능성이 큰 린드블라드 중 누구를 선택하든 각각의 장단점이 분명하다. 결국 레드불이 원하는 방향, 그리고 레이싱 불스의 포지션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두 드라이버 모두 F1의 미래를 책임질 가능성이 크며, 팬들은 그들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 드라이버 육성과 팀 전략의 교차점에서 어떤 선택이 이뤄질지, 지금이 바로 그 전환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