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F1 챔피언 맥스 베르스타펜이 맥라렌 드라이버 오스카 피아스트리를 향해 날카로운 조언을 던졌다. 그는 “만약 팀이 노리스를 위해 너에게 보조 역할을 요구한다면,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팀 오더(team order)에 대한 경계심과 더불어, 실력 있는 드라이버가 서포트 역할에만 머무르는 현실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본문에서는 베르스타펜의 발언 배경, 피아스트리의 현재 위치, 그리고 F1 내에서 드라이버 자율성과 팀 전략이 충돌하는 구조를 살펴 봅시다.
베르스타펜의 조언, 단순한 도발일까?
맥스 베르스타펜은 3년 연속 월드 챔피언에 오른 이후, F1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목소리를 가진 드라이버로 꼽힌다. 그는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직설적인 언급을 자주 하며, F1 내부 시스템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명확히 드러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발언도 그 연장선에 있다. 인터뷰에서 베르스타펜은 “피아스트리는 단순한 루키가 아니다. 그는 충분히 경쟁력 있고 빠르다. 그런 드라이버에게 팀이 챔피언십 경쟁에서 특정 드라이버를 도우라는 식의 요구를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그럴 경우 ‘꺼져(F-off)’라고 말해야 한다”고 표현했다. 이 과격한 표현은 그만큼 드라이버 개개인의 주체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베르스타펜 본인도 2021년과 2022년 시즌에서 여러 차례 팀 오더를 거부하거나 무시한 사례가 있었다. 그가 팀 전략보다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판단에 우선순위를 두는 성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며, 이번 피아스트리 관련 발언은 ‘자신처럼 행동하라’는 메시지일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도발이 아니라, 드라이버가 자신을 브랜드화하고 커리어를 스스로 이끌어야 하는 현대 F1 구조에서 필요한 조언으로도 볼 수 있다. 피아스트리가 실력을 입증한 이상, 단순한 ‘2번 드라이버’로 남지 않기를 바라는 베르스타펜의 직업적 연대감이 드러난 것입니다.
오스카 피아스트리, 맥라렌에서의 현재 위치는?
오스카 피아스트리는 2023년 F1 데뷔 이후 빠르게 이름을 알린 유망주다. 그는 포뮬러 3과 포뮬러 2에서 연속 챔피언에 오르며, 하위 시리즈 최강자로 불렸고, 맥라렌과의 계약으로 주목을 받았다. 데뷔 첫 해부터 그는 놀라운 레이스 페이스와 침착한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주며, 단순한 루키가 아닌 ‘차세대 월드 챔피언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팀 내 역할이다. 현재 맥라렌은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란도 노리스를 내세우고 있으며, 팀 전략과 미디어 노출에서도 노리스가 중심이다. 피아스트리는 종종 전략적으로 희생되는 입장을 겪고 있으며, 타이어 전략, 피트 순서, 언더컷 기회 등에서 노리스가 우선시되는 사례가 있었다. 이러한 구도는 피아스트리의 자존심과 목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는 스스로 “나는 노리스를 돕기 위한 드라이버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으며, 팀에게도 공정한 경쟁 기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일부 경기에서 노리스를 앞선 퍼포먼스를 보여주었고, 팀 내부에서도 그를 단순한 2번 드라이버로 취급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문제는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팀이 챔피언십 포인트와 드라이버 타이틀을 놓고 전략적인 판단을 요구받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때 피아스트리는 어떤 입장을 택할 것인가? 베르스타펜의 조언은 그런 갈림길에서 피아스트리가 자신의 커리어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팀 오더와 드라이버 자율성, 충돌은 필연인가?
F1에서는 팀 오더가 일종의 전략 도구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두 명의 드라이버를 보유한 팀은 특정 상황에서 포인트 획득 극대화 또는 타이틀 경쟁을 위해 한 드라이버에게 우선권을 부여하거나, 팀 동료에게 방어 또는 추월 양보를 지시할 수 있다. 이는 스포츠의 정당성 측면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전략적으로는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02년 페라리의 슈마허-바리첼로 조합, 2010년대 초 레드불의 베텔-웹버 시절, 그리고 2021년 보타스가 해밀턴을 도왔던 메르세데스의 팀 운영 등이다. 문제는 이러한 전략이 장기적으로 드라이버 간 불신과 갈등을 유발하고, 팬들 사이에서 ‘형평성’ 논란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피아스트리는 아직 젊고 커리어 초기 단계에 있지만, 이미 그 실력은 ‘서포터’로 머무르기엔 아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팀의 전략에 순응하느냐, 아니면 스스로를 위해 독립적인 판단을 내리느냐는 단순한 한 경기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향후 5~10년간 F1에서 그의 위치를 결정짓는 핵심이 될 수 있다. 베르스타펜은 이런 구조를 이미 경험한 인물로서, 자신이 주도권을 갖는 것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그가 피아스트리에게 “꺼지라고 말하라”고 한 진짜 이유는, 바로 드라이버가 자신의 커리어를 팀이 아닌 자신이 설계해야 한다는 철학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이는 오늘날 F1에서 점점 더 많은 드라이버들이 가지게 되는 공통된 인식이기도 하다.
맥스 베르스타펜의 발언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다. 그것은 오스카 피아스트리에게, 그리고 모든 젊은 드라이버에게 향한 메시지다. “네 커리어를 네가 주도하라. 아무리 강력한 팀이라도, 네 실력을 무시하게 놔두지 마라”는 선언이다. 피아스트리는 이미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왔다. 이제 남은 것은, 그 가치를 지켜낼 태도다. 맥라렌이 팀 전략을 내세워 노리스 중심 체제를 강화한다면, 피아스트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이는 F1의 팀 전략과 드라이버 자율성이라는 오랜 논쟁을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릴 것이다. 그리고 이 선택은 단순한 전술이 아니라, F1이라는 세계에서 ‘나’를 지켜내는 가장 중요한 승부일지도 모른다.